아르바이트라고 해서 했을 뿐인데, 내가 보이스피싱 범인이라고??

 

 

 

 

 

 

 

 

★ 사례

 

심심해서 아르바이트나 할까 하고 인터넷을 뒤적여보고 있던 A씨.

시키는 쉬운 일만 하면 높은 시급을 준다는 광고에 혹해 연락을 해보니 실제로 시키는 일도 어렵지 않았고 돈도 바로바로 받았다.

건물 사진을 찍는다든지, 물건을 어디에서 어디까지 전달받아 전달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다만, 뭔가 조직체계가 없는 듯했고 지시는 항상 텔레그램으로만 받았다.
그런데 얼마 후 경찰서에서 보이스피싱 관련 혐의가 있다며 출석하라는 전화를 받았는데..

 

A씨에게 보이스피싱 혐의가 인정이 될까?

 

 

 

 

★  사례 분석

보이스피싱 범행의 수법과 폐해는 오래전부터 언론 등을 통해 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점조직 형태로 총책 아래에 모집책. 전달책, 현금인출책, 수거책 등 역할이 분담되어 있고 각 조직원들 간에도 누가 누구인지 모르는 것이 특징인데요.

 

A씨의 경우, 가장 낮은 단계의 수거책의 역힐을 한 것입니다. 보이스피싱범으로부터 속은 피해자의 돈을 전달받아 2차 수거책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 것인데요.

A씨는 전혀 그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런데도 처벌을 받을까요?

 

 

최신판례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2024도 10141(대법원 2024.12.12. 선고)
다툼의 요지
보이스피싱에 속은 피해자들이 현금을 준비하면, 피해자들을 만나 이를 교부받아 피싱조직이 지정한 계좌로 입금하는 등 현금수거책으로 가담한 자의 고의 판단기준

- 점조직 형태의 보이스피싱 조직의 운영실태를 고려할 때 현금수거책이 범행 전체를 인식 힐 필요 없음

- 현금수거책이 고의를 부인하는 경우, 미필적 고의를 판단하기 위한 구체적인 판단기준 제 시 보이스피싱에서, 현금수거책의 공모사실이나 범의는 다른 공범과 순차적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함으로써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이를 실현하려는 의사가 결합되어 피해자의 현금을 수거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으로 족하고, 이러한 인식은 미필적인 것으로 전체 범행방법이나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인식할 필요 없음

- 총책, 관리책, 유인책, 모집책, 수거책 등으로 역할 분담하여 고도의 점조직 형태인 보이스 피싱 조직의 운영현실을 고려할 때, 가담자들이 범행의 실체와 전모를 전체적으로 파악해야 만 하는 것은 아님, 또한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이 현금수거 사실은 인정하나 공모사실이나 사기죄의 고의를 부인하고, 이를 증명힐 다른 범행관련자들의 진술도 없는 경우, 그 공모사 실이나 사기죄의 고의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함.

 

이 때, 여러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점에 대해 구체적으로는,

 

* 조직원과의 의사연락 수단과 내용, 
수거업무를 맡긴 자와 대면 여부, 
근로계약서 등의 정 상 작성 여부 등을 비롯한 현금수거업무를 담당하게 된 경위와 과정이 통상적인지 여부,
현금수거업무의 구체적 내용과 절차,
수거 당시 피해자에게 보인 행태와 언동,
수거를 위해 사 용한 구체적 수단(특히, 피해자에 교부한 문서가 있다면 문서 작성 경위 및 내용 등과 수거 업무와의 관련성),
현금수거 횟수와 수거액 규모,
수거 현금을 타인 계좌 등으로 전달 시 사용한 방법(특히 제3자 성명.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 사용 여부),
보수의 정도나 지급방식, 피고인의 나이, 지능, 경력 

 

 

 

 

 

따라서 위 판례는, 몰랐다고 주장하는 피고인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보아 무죄인 원심판결에 대해 유죄취지로 파기환송함 → 유죄인정

 

 

 

★ 결론

비록 A씨가 보이스피싱 범행임을 명확히 인지하고 고의로 가담한 것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구체적 제반 사정에 따라 보이스피싱 혐의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미필적 고의 만으로도 처벌이 되며

• 이거 좀 이상한데, 혹시 범죄같은건 아니겠지? 아닐 거야.. 정도로의 인식만으로도 처벌이 됨을 의미합니다.

구체적 제반 사정이 고려되나 상식적이지 않은 것이 보통이라 인정되지 않고,

• 보통 피싱 수거책의 경우 텔레그램으로 연락하고, 업무담당자와 대면하지 않으며, 근로계 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수거 및 전달행위 자체가 상식적이지 읺으므로 단순히 몰랐다는 변명 만으로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보이스피싱 범행의 수법이 이미 사회에 널리 일려져있는 점을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적극적으로 혐의를 인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첨언

상식적으로 자신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도 모르는데 단순히 전달만 하는거니까 범죄가 아닐꺼야 나는 모르는 일이야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실제 검거되는 사례가 상당히 많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이러다 큰일나겠다 싶어서 자수하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 내면에는 당연히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겠지요 보편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요.. 불법적인 일에는 그 대가가 반드시 따르는 법입니다.. 또한 그 불법적인 일이 결국 자신, 자신의 주변인, 가족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 명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