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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내 주위를 둘러볼 때 소스라치게 놀라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더러운 이기주의와 낮은 자존감, 알 수 없는
부조리들 사이에 내가 위치하고 있음을 알아채고는, 그것들
이 언제 내 주위에 이렇게 널려 내 자신을 말하고 있는지 의
아 해 진다.

데자뷔.
너무나 낯익기 때문에 너무나 낯설다.
이 모든 것들은 내 일상의 반복이고, 깨어날 수 없는
악몽과도 같다. 나의 일상은 내일, 아니면 적어도 한 주일 정
도를 예측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날그날을 견
뎌내는 것에 불과하다.
진지하게 나의 할 일을 생각할 여유도 마음의 자세도 갖추어
져 있지 않다.
그저 부딪히는 대로 대응하고, 부딪히는 대로 따라가고 있
다. 하루가 무사히 지나갔음을 스스로 위안하면서......

나는 남부럽지 않은 직장과 부, 가정을 가지고 있다.
밟고 밟히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아 내가 가지려고 했던 것
은 과연 이런 것인가?
내 삶을 지탱해오던 것은 치열했던 젊음이었다.
20대에 우리는 옮음에 대한 의지가 있었고 목표가 있었으
며 주관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내 삶이 목표에 도달하려는 그 순간에
허무하게 무너져 내린다.
지금껏 살아온 날들과 그 현실의 중압감 때문에, 나는 나의
삶에서 억압과 차별, 소외 같은 광가치적인 사회상을 향해
한 발 내딛는 용기를 내지 못했더라도, 그들에게도 당신이
무엇인가를 할 수 있음을 말하고 손을 내밀어 우리가 함께
희망이 되는 사람이 되려는 그런 요원한 의지가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어느새 내 삶이 미칠 수 없는 곳까지 멀어
져 있다.

생급스럽게 일상성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나에게 주어진 일상의 일들이 지금 40을 넘긴 나에게 여전
히 같은 의미로 남아 있어야 하는지.
이제는 달라질 내가 되어야 하는지.
혹은 모두 잊고 다시금 일상으로 매몰될 준비를 하고 있지
는 않은지.
반복되는 상념과 두서없는 개념들조차 여전히 나를 현실로
부터 도피시켜 주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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