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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내 앞의 그녀는 서른셋이고, 아직 미혼이라고 했다.
"그래도 우리 애는 번데기를 너무 좋아하는거야~아직 아홉살인데~"
"애늙은이네.."
"아..언니 미안해 나 자꾸 언니 일 까먹어..처음에 그 이미지때문에.."
"아냐아냐 괜찮아..나도 바보는 아니니까..괜찮아"
내 옆의 여자는 서른이었고, 스물에 결혼해서 아홉살난 딸이 있다고 했다. 누구보다 열심이었고 사람을 잘 사귈 줄 아는 사람이었다. 직장 상사와도 격없이 지내는 능력이 있었고 가끔 담배를 폈다.
"진짜 나 그런적 한두번 아니야 언니..얘기했잖아 나 어릴때부터 남동생 둘 뒷바라지하면서 여태껏 안해본 일 없어~"
"그래 그런것 같다 얘..그래도 오늘은 너무 자존심 상해서 그냥 콱 관둘라구.."
서른셋의 그녀는 이십대중반으로 보이는 외모에 그 태도나 말투 역시 삼십대의 완숙함이 부족했다. 담배를 쥔 고운 오른손이 육남매 중의 막내임을 느끼게 한다.
"남편 오늘도 오락실에서 밤새고 온다네..애 기다릴텐데.."
"사실..오늘 애들 너무 보고싶다..아까 그런 일 당하니까 내가 이 나이 먹고 애도 둘이나 있는데 이런 대접 받으면서 있어야하나.."
"언니.."
"근데 너 애는 왜?"
"나 실은 우리 첫애 이후로 애가 안생겨..오늘도 시어머니한테 전화와서 병원가보라고 하시는데..벌써 몇년짼지 몰라.."
"그러니..나도 첫애 낳구 세네번 유산했어..괜찮아 질꺼야.."
서른셋의 그녀는 남편이 있었고 역시 초등학생의 두 남매가 있었다. 사업을 하다 망한 남편과 일년전에 별거하고 혼자 언니네 집에 산다고 한다. 서른의 그녀는 오래전부터 병원에 다녔고 직장 상사때문에 매일 화장실에 가서 울었다고 했다. 그녀가 십여년동안 밖에 나와있는 이유는 아들이 없어서라고.
그녀들은 그렇게 내일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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