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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가만히 창 밖을 보고 있었다.
생각이 날 듯 말 듯 하면서도 상막하여 언제나 처럼 친구에게
전화를 하고 마는 수많은 경우 처럼.
그러길 바랬다. 정말이지.
하지만 조금 꼽꼽한 버스 시트와 뒤스럭떠는 앞 쪽 승객들에게서
나는 다시금 현실에서 유리되어 버렸다.
너무나 똑같은 거.
처음 이 버스를 타던 그 날과.
애연스럽기까지 한 차내 방송소리와 시선에 부딪혀 흩어지는
차창밖 어떤 날의 세상까지.
제소리 못하고, 턱이 떨어지게 기다린 그 날이 오늘이라고
생각하니 암연한 기분이 드는건 어떻게.
더 충격적인 건 애브노멀한 감각 속에서 보여버린 내 모습.
그것도 허핍해서 허청거리고 있는 내 의지와 내 꿈인 것이다.
왜 저것들 까지 보여버리는 것일까.
나는 사실 두려웠다.
왜냐하면 내가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엄천득이 가게 벌인 내 방 구석퉁이에서 치고보니 삼촌이라
내일부터라고 새로운 다짐을 하는.
매일매일 내일을 기다리는 어린아이를 잘 알기 때문이다.
사변적인 내 의식과 자유는 외려 모순적으로 경험론에 갇혀 있다.
사변이 미학이 되려면 철저한 자기 분석과 행동이 요구되는
것일 것이야.
나는

완성형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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