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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가 안나온다. 삼일동안 끄지 않았더니 어딘가 타 들어간 것 같음.
이를 어쩐다. 라디오를 크게 켰다. 엇. 티비 백분의 일만한 싸이즈
이 아이가 더 많은 얘기를 들려 준다.
화면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아도 부러 알아 들으려 하지 않아도.
그러니까.
창을 두드리는 강한 바람때문인지 치직치지직 우는 소리를 낸다.
그러니까, 나는 티비보다 라디오가 더 좋아. 그것은
내가 디카보다 기계식 수동 카메라를 영화보다 소설을 좋아하는
것과 같음이다. 사고와 의식이 결여된 나의 인.지. 란 결코
완전하지 못한 것.

또 습관적으로 시계를 본다. 그리고 읽던 책으로 고개를 다 돌리면
나는 도근도근한 가슴을 위로하지 못한 어린 소녀처럼
담배를 꺼내 문다.
한순간 한순간 시간의 흐름을 읽으면서 생활하자면, 저녁무렵
이미 머리 속의 모든 회로가 뒤엉켜 기색하고 마는 거지만.
나는 크리스마스 섬에 가겠다. 수평선이 지는 작은 식당 테라스에 앉아
두시간만에 나온 오므라이스를 먹으면서 해가 질때까지
바람을 맡으며 눈을 감고 있겠다.
자기가 생각한 대로 살아야 한다.
그렇치 않으면 자기가 산대로 생각해 버린다.
시.간. 이라고 지는 해를 단정짓지 않고
시.간. 이라고 내 두 다리를 허둥바둥 놀리지 않고
그런 그런 곳에서 내 의식을 방류한 체
해가 뜨고 질 때까지
그렇게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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