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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요일.
공부를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도서관에 반납할 책 2권을 오른속에 붙들고
반팔티셔츠에 모자달린 카디건을 걸치고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무시한채 집을 나섰는데
왠지 모든 것이 너무 얄미운 생각이 갑자기 든다
그래서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동네 도서관 뒤쪽에 난 길로 가보고자 했다
그러나
그 길은 왠 무덤앞에서 끊겨있었다.
그 옆으로 삥 둘러갔는데 이게 뭐지 정말로 컴퓨터 게임처럼
선경 아파트가 줄줄이 서 있었다.
도서관 동산뒤에 아파트단지가 있으리라고는 지난 일년동안
한번도 상상조차 못했던 일인지라
외국에 온 마냥 들떠서 길을 찾아 헤매었다.
그러나 그 동네는 전혀 딴 동네.
나는 다시 도서관이 서 있는 동산으로 터벅터벅 올라오다가
또 왠 오솔길을 발견하곤
뭔가에 홀린것 처럼 그 길을 훔쳐 밟았다.
그 길은 약 해발 120미터의 길고 작은 산을 그 능선을 따라
긋고 있었으며 침엽수가 주종을 이루다 줄다리기 밧줄과
타이어가 거기서 자란 마냥 곳곳에 꼿꼿히 서 있는
매우 건전한 산책길이라고나 할까.
나는 걷는 3-40분동안 점점 기분이 좋아져서
끝내는 날아 갈 것 같이 뛰어서 이곳 저곳을 밟고 다녔다.
이 동네로 이사온 것을 처음으로 감사했고
주말에만 만나는 여자친구를 만난 마냥 들떴으나
그 길은 학교앞에서 말 그대로 딱 끊겨 있었다.
경사면은 약 70도를 웃돌았으며 낮은 키의 침엽수림들이
그물을 치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학교 반대쪽으로 내려가야 했고
학교에 도착했을 때에 나는 이미 몹시 지쳐 있었다.
...
기숙사에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열심히 걸어서 집에 왔다.

어쨋든 나는
산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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